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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수와 라쿠고

조유진 소장 2017. 10. 27. 23:30

[전기수와 라쿠고]

 

조선시대에 전기수(傳奇叟)라고 하는 이야기꾼이 많은 인기를 끌었습니다. 전기수는 길거리나 업소에서 대중들에게 이야기를 해주는 직업을 말합니다. 전기수는 중요한 대목에서 이야기를 멈추곤 했는데 그려면 청중들이 다음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돈을 냈습니다. 조선인들이 전기수의 이야기에 얼마나 심취했는지를 알려주는 일화가 있습니다. 1790810일 종로 담배가게 앞에서 소설 임경업전을 읽어주던 전기수가 임경업 장군이 억울하게 죽는 부분을 이야기하자 청중 가운데 한 명이 담배써는 칼로 전기수를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 사람은 살인죄로 기소 되었습니다. 그러나 정조는 이 사건에 대한 보고를 받고 범인을 사면했습니다. 만약 이 사람을 처벌하면 앞으로 백성들이 불의를 보고도 모른 척 할 것이라는 것이 사면령의 이유였습니다.

 

조선에 전기수가 있다면 일본에는 라쿠고가(落語家)가 있습니다. 라쿠고가는 대중들에게 돈을 받고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으로 주로 정치, 사회에 대한 풍자와 해학을 유머러스하게 풀어가는 예능인입니다. 라쿠고가는 메이지유신 이후 대단한 인기를 누리면서 도쿄에만 100여곳의 라쿠고 업소가 성업을 했다고 합니다. 라쿠고가는 근대 일본의 언문일치운동에 많은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지금도 일본에는 전통 라쿠고가협회가 존재하고 있으며 무소속 라쿠고가, 아마추어 라쿠고가, 대학생 라쿠고가도 있습니다.